고양이가 화장실을 싫어할 때 보이는 행동들

두 고영희님과 10년 넘게 살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를 꼽으라면 화장실인 것 같아요. 2011년에 첫째를 입양하면서부터 수많은 화장실의 역사를 겪어왔습니다ㅎㅎ 고양이가 화장실을 싫어할 때 보일 수 있는 행동들과 어떤 부분을 개선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 고양이가 화장실을 싫어할 때  하는 행동들

1. 화장실 가장자리에 앉아서 배변

저는 이 행동이 마냥 귀여워 보였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는 행동이었어요. 화장실 안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 입구쪽이나 가장자리에 앉아 배변을 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화장실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걸터앉아(?) 볼 일을 보는 것입니다.

 

2. 모래를 덮지 않는다

일부의 아이들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모래를 덮지 않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화장실이나 모래의 재질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행동입니다. 특히 모래를 덮지 않고 허공이나 화장실 벽을 긁는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의 고양이와, 저희 집 둘째 고양이가 비슷한 종인데다가 이런 행동(화장실 벽을 긁는 행동)도 똑같이 해서, 그저 고양이종에 따라 다른 행동이라 생각 했었어요. 그게 아니라 화장실이 무지 싫은 거였다니...🥲(무지한 집사를 용서해...)

 

3. 화장실에 오래 머문다

이것도 둘째가 했던 행동이에요. (죄스럽군요😭) 화장실이 들어가기 싫어서 참았다가 가다보니 대변, 소변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즉, 화장실 사용 횟수는 줄고, 머무는 시간은 길어지는 거죠.

 

4. 화장실 앞에서 망설인다

화장실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그 앞에서 망설이는 행동을 보입니다. 저희집 고영희님들은 화장실이 잘 치워져있지 않을 때는 망설이는 것뿐 아니라 화장실 앞에서 소리를 냅니다ㅋㅋ 얼릉 안 치워? 하는 거죠... 심지어는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요. 집사님들 얼른 화장실 치워주세요!ㅎㅎ

 

5. 화장실 앞에서 울거나 집사가 쳐다볼 때만 화장실에 간다

이 행동은 화장실이 싫다기보다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 생긴 트라우마로 생기는 경우입니다. 둘째가 화장실 앞에서 계속 울고, 제가 쳐다볼 때에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혹은 제가 보지 못할 때에는 화장실 밖에다가 실수를 하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알고보니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하게 유발되는 '방광결석'이었습니다. 고양이가 화장실 안에 들어가서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이 있으니 '화장실은 들어가면 아픈 곳,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럴 때는 치료를 했더라도 화장실 자체를 완전히 바꾸고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고양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 고양이 화장실 개선 방법(+두 고영희님들의 화장실 역사)

1. 화장실의 크기

화장실의 크기는 고양이 몸길이의 1.5~2배 정도 되어야 합니다. 배변을 한 후 그것을 밟지 않고도 화장실에 몸이 닿지 않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2. 모래 종류

모래는 소변, 대변을 덮을 때 부드럽게 잘 덮히는 재질이 좋아요. 아무래도 벤토나이트가 선호도가 높습니다. 벤토나이트를 사용하면서 사막화가 심하고 먼지때문에 아이들의 눈에도 좋지 않아 오랫동안 두부모래를 사용했어요. 그 기간동안, 위에 나오는 '고양이가 화장실을 싫어할 때 하는 행동' 모두를 볼 수 있었죠... 집사에게는 편한 모래지만, 고양이들에게는 불편하고 밟는 촉감도 마음에 안드는 모래였던 것 같아요. 심지어 둘째는 참았다가 화장실을 가는 습관때문에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도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싫어하는 모래를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예전에 비해 애묘인들이 많아지면서 벤토나이트 모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졌어요. 여러가지를 사용해보면서 고양이와 집사가 적절히 타협가능한 모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화장실의 위치

화장실의 위치는 아이들이 밥 먹는 곳과 자는 곳과는 멀리 있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도 화장실 옆에서 밥 먹기는 싫잖아요? ㅎㅎ

 

4. 화장실의 개수와 뚜껑

화장실 뚜껑은 모래가 튀지 않고 냄새를 차단해 사람에게는 좋지만, 고양이에게는 화장실을 피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뚜껑이 있으면 아무리 자주 화장실을 치워준다고 해도 그 안에 냄새가 고여있고 습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뚜껑이 없는 화장실을 추천해요. 화장실 개수는 고양이수+1가 적당합니다.(더 많으면 고양이들에게는 더 좋겠죠) 예전에는 이런 것을 모르고 고양이가 둘인데 화장실 하나만 사용하다가, 둘째가 몸이 커지고 배변양이 많아지면서 2개, 그 후 3개까지 늘렸다가, 지금은 대형사이즈(크기가 엄청납니다 ㅋ)로 두개만 사용중인데, 불편함이 없어보여요.

 

 

https://youtu.be/elM1FxQF9bk

고양이가 화장실을 싫어할때 보이는 행동들.(PPL 주의)

항상 도움을 받고 있는 윤샘의 설명에 저의 경험을 덧붙였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할 반려묘에 대해 더 알아가고 유심히 관찰하면서 행복한 시간 함께하시기를 바랄게요!